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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칩이 만든 예상 밖의 성장 스토리와의 첫 만남
네이버 시리즈를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작품이 A.I닥터였습니다. 표지와 소개 문구만 봐도 사고로 뇌에 AI 칩이 박히면서 천재 의사로 거듭나는 주인공이라는 설정이 눈길을 끌었는데, 이런 류의 성장 판타지는 예전부터 즐겨 보던 장르라 큰 고민 없이 첫 화를 열어보게 됐습니다. 의학물이라는 소재 자체가 평소에도 관심이 많던 장르였는데, AI라는 캐릭터가 함께 등장한다는 점도 흥미로워서 일단 몇 화만 가볍게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웹소설이 먼저 완결된 상태였고 웹툰은 연재 중이었는데, 저는 웹툰 쪽으로 먼저 접했습니다. 그림체나 연출이 특별히 화려한 편은 아니었지만 캐릭터들 간의 호흡이 자연스러워서 크게 위화감 없이 몰입할 수 있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정주행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천재 의사와 AI의 케미, 그리고 흘러넘기며 보는 재미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역시 주인공과 AI 사이의 관계였습니다. AI가 딱딱한 시스템처럼 느껴지지 않고 꽤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면서 둘이 주고받는 티키타카가 이 작품의 가장 큰 재미 요소라고 느꼈습니다. 딱딱할 수 있는 의학 소재에 이런 유쾌한 관계성이 더해지니 읽는 부담이 한결 줄어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주변 인물들이 주인공을 거의 광신도처럼 떠받드는 장면들도 점점 다소 과하다 싶었지만, 그 특유의 텐션 자체가 하나의 웃음 포인트가 되어 오히려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의학물 특유의 벽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작가가 나름대로 친절하게 설명을 붙여주는 편인데도 저처럼 의학 지식이 거의 없는 독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구간이 종종 나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완벽히 이해하려 애쓰기보다는 '아, 이런 병이 있구나' 정도로 가볍게 받아들이고 넘어가는 방식으로 읽었는데, 이런 식으로 흘러넘겨도 스토리를 따라가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었습니다.
웹소설과 웹툰, 두 매체를 오가며 느낀 차이
초반에는 다음 전개가 너무 궁금해서 웹툰과 함께 이미 완결된 웹소설도 병행해서 읽었습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텍스트로 읽을 때와 그림으로 볼 때 전해지는 느낌이 꽤 다르다는 걸 그때 체감했는데, 특히 AI와 주인공의 대화 장면은 웹소설 쪽이 좀 더 디테일하게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었던 반면, 웹툰은 그 티키타카를 훨씬 직관적이고 리듬감 있게 보여준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만 지금은 웹소설 완독은 잠시 미뤄두고 웹툰만 온전히 챙겨보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됐습니다. 웹소설 분량 자체가 상당히 긴 장편이다 보니, 웹툰이 완결된 이후 여유가 있는 연휴 기간에 몰아서 정주행하는 편이 낫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입니다. 두 매체를 오가며 본 경험이 있다 보니, 앞으로 웹소설을 마저 읽을 때는 이미 웹툰으로 익숙해진 관계성과 세계관 위에서 좀 더 편하게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뻔한 해결 구조 속에서 아쉬웠던 후반부 몰입도
이 작품의 기본 구성은 매화 새로운 환자의 사연이 등장하고 주인공이 그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입니다. 초반에는 이 구조 자체가 꽤 흥미롭게 다가왔지만, 회차가 쌓일수록 결국 주인공이 해결한다는 결말이 거의 정해져 있다는 느낌이 강해지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나 재미가 예전만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중간중간 주인공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 초점이 옮겨가는 구간들도 있었는데,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이나 긴장감을 크게 바꿔놓지는 못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와 주인공의 관계성이나 가벼운 유머 코드는 꾸준히 이 작품을 붙잡아두는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스토리의 큰 반전이나 서스펜스를 기대하기보다는, 캐릭터들의 케미와 매화 등장하는 에피소드 자체를 즐기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훨씬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무겁지 않게 즐기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
전체적으로 정리하자면 A.I닥터는 진지한 의학 드라마를 기대하기보다는, AI 캐릭터와의 유쾌한 케미와 가벼운 성장 서사를 킬링타임용으로 즐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의학 지식이 없어도 대략적인 흐름만 따라가면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 그 부분에 대한 부담은 크게 갖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매화 다른 결말을 기대하거나 서사의 긴장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독자라면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금도 웹툰 연재분을 꾸준히 챙겨보고 있고, 완결 이후에는 여유가 될 때 웹소설까지 마저 읽어볼 생각입니다. 두 매체를 각각의 매력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 부담 없이 가볍게 볼 콘텐츠를 찾는 분들께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