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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이 아니라 마도구라는 낯선 소재에 끌린 이유
리디북스에서 만화를 훑어보다가 추천 페이지 리스트 중 눈에 들어온 작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마도구사 달리아는 고개 숙이지 않아'였는데요, 판타지 장르의 웹툰이라고 하면 보통 마법사가 화려한 주문을 외우고 몬스터를 처치하는 이야기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조금 결이 달랐습니다. 제목에서부터 '마도구사'라는, 평소에는 잘 접하지 않던 단어가 눈에 띄었고, 마법 자체보다는 마법을 활용한 '물건'을 개발하는 이야기라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흔한 전투물이나 회귀물과는 다른 결의 판타지를 찾고 있던 참이라 자연스럽게 손이 갔던 것 같습니다. 표지와 소개 문구만 봤을 때는 어떤 전개일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낯섦이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그렇게 큰 기대 없이 첫 화를 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걸 금방 알게 되었습니다.
개발과 일상이 결합된 이야기의 매력
이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은 '마도구 개발'입니다. 마법과 물건을 결합해서 실생활에 쓸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이야기의 중심축인데요, 예를 들면 불마법과 바람마법을 조합해서 드라이기 같은 물건을 개발하는 식입니다. 이런 설명을 들으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 보면 무겁지 않고 오히려 일상물에 가까운 느낌으로 풀어냅니다. 마법 이론이나 전투 장면에 지면을 크게 할애하지 않고, 여주인공이 어떤 불편함을 발견하고 그것을 어떻게 편리한 물건으로 바꿔나가는지에 집중하다 보니 부담 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편리함을 추구하게 되고, 그 욕구가 결국 다양한 발명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이 작품 속 세계에서도 마도구 개발이 바로 그런 흐름을 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여주인공이 이전 세계에서의 지식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설정이 있지만, 그 지식을 그대로 옮겨서 뚝딱 완성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연재된 단행본을 전권 소장하며 챙겨보고 있는데, 매 에피소드마다 하나의 물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전개와 아쉬운 로맨스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개발 과정을 그리는 방식이었습니다. 여주인공이 전생의 지식으로 모든 걸 손쉽게 완성해버리는 '치트키형' 천재가 아니라, 여러 번의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쳐서야 비로소 하나의 마도구를 완성해낸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 설정 덕분에 단순히 지식이 많아서 잘난 척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진짜 장인처럼 하나하나 부딪혀가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느껴져서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성실하게 그려주는 부분이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바로 로맨스 요소였습니다. 중간중간 로맨스 라인이 등장하긴 하지만,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설렘이 확 느껴지는 전개는 아니었습니다. 개발과 일상 이야기가 워낙 안정적으로 중심을 잡고 있다 보니, 로맨스는 상대적으로 잔잔하게 곁들여지는 정도에 그치는 느낌이었습니다. 로맨스를 기대하고 보신다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편안한 일상물과 잔잔한 로맨스를 찾는 분께 추천
'마도구사 달리아는 고개 숙이지 않아'는 자극적인 전개나 강한 로맨스를 기대하기보다는,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개발 일상물을 찾는 분들께 잘 맞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법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실생활과 맞닿은 발명 이야기로 풀어낸 구성이 신선했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성장해가는 여주인공의 모습에서 은근한 장인정신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다만 두근거리는 로맨스 전개를 기대하신다면 이 작품은 그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재도 연재가 이어지고 있는 작품이라 앞으로 어떤 마도구가 등장할지, 여주인공이 어떤 새로운 발명을 해낼지 궁금해지는 지점에서 계속 챙겨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잔잔한 일상 판타지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부담 없이 시작해보셔도 좋을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