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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 「성녀가 아니어서 왕궁에서 느긋하게 밥을 짓기로 했습니다」, 신선한 이세계 설정과 요리로 사로잡는 이야기, 다음 권이 기대되는 썸 전개

정주행 기록 2026. 7. 31. 23:57

목차


    성녀가 아니어서 왕궁에서 느긋하게 밥을 짓기로 했습니다 만화 표지

    우연히 만난 이세계 밥짓기 이야기

     
    요즘 이세계물을 워낙 많이 접하다 보니 새로운 작품을 고를 때 조금 시들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성녀, 먼치킨, 복수 서사 같은 익숙한 키워드들이 반복되다 보면 아무리 재미있어도 어딘가 비슷하게 느껴지곤 하니까요. 그러던 중 리디북스에서 우연히 표지를 보고 눈에 들어온 작품이 바로 '성녀가 아니어서 왕궁에서 느긋하게 밥을 짓기로 했습니다'였습니다. 제목부터가 특이했습니다. 성녀가 '아니어서' 밥을 짓는다는 설정 자체가 기존 이세계물의 공식을 살짝 비틀고 들어오는 느낌이었달까요. 마침 무겁지 않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을 찾고 있던 참이라 큰 기대 없이 첫 화를 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몰입해서 보게 된 작품입니다. 현재 만화로 연재되고 있는 작품이라 다음권을 기다리며 챙겨보고 있는 중인데, 그 과정 자체가 꽤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특별한 능력 없이도 빛나는 여주의 매력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여주인공이 흔히 기대하는 것과 같은 대단한 능력이나 압도적인 힘으로 상황을 해결해나가는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성녀물도 아니고 먼치킨물도 아니고 복수물도 아니다 보니,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오로지 '밥'이라는 아주 소박한 소재에서 나옵니다. 이세계에 불려간 여주가 특별한 마법이나 신성한 힘 대신 요리 실력 하나로 왕궁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상황을 조금씩 평정해나가는 흐름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게다가 여주가 할 말은 하고 넘어가는 성격이라, 답답하게 참거나 눈치를 보는 전개가 거의 없어서 보는 내내 마음이 편했습니다. 새로운 세계에 던져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을 억지로 버티는 게 아니라 나름대로 즐기면서 자기 삶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힘을 빼고 느긋하게 감상하기에 딱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익숙한 소재를 낯설게 만드는 요리 설정

     
    보통 이세계물이라고 하면 현실 세계와는 전혀 다른 화려하고 특이한 설정들이 쏟아지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오히려 그런 부분을 최소화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별한 능력이 많이 등장하지 않고, 대신 여주가 만드는 요리가 이야기의 중심축을 담당합니다. 그중에서도 흥미로웠던 부분은 메인이 되는 요리 설정에서 오히려 현실 세계 쪽이 더 낫다는 뉘앙스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세계라고 해서 모든 게 더 대단하거나 화려한 게 아니라, 소소한 부분에서는 우리가 살던 세계가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시선이 오히려 이야기에 현실감과 애정을 더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이런 잔잔한 톤의 작품 특성상, 큰 사건이나 긴장감 있는 전개를 기대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이 자극적인 전개보다는 소소한 일상의 결을 따라가는 데 있다 보니,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지점이라고 봅니다.
     

    잔잔한 힐링과 다음 권을 향한 기대

     
    현재 연재가 계속 진행 중인 작품이라 아직 완결까지 지켜본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따라온 흐름만으로도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꽤 커진 상태입니다. 최근 화에서는 은근한 썸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다음 권에서는 조금 더 두근거리는 전개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다음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사건이나 화려한 능력 배틀보다는, 밥을 짓듯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잔잔한 서사와 캐릭터 간의 관계 변화를 즐기고 싶은 분들께 잘 맞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빠른 전개나 확실한 임팩트를 원하는 독자라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루의 끝에 부담 없이 펼쳐볼 수 있는 힐링물을 찾고 있었는데, 그런 면에서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이어질지, 특히 최근 생긴 썸 라인이 어떤 식으로 풀려나갈지 궁금해서 계속 챙겨볼 예정입니다.